이번 주말은 오랜만에 비도 안 오고 날이 따뜻해서 가족들과 함께 울산 달천동에 위치한 천마산으로 등산을 갔어요.
사실 등산이라고 말하기도 뭐 한 것이 해발 296m의 많이 높지 않은 동네 뒷산입니다.^^
편백산림욕장이 있어 가족단위로 산책도 많이 오고 산이 그리 험하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많이 오는 산이랍니다.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을 네비에 치고 가면 입구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요. 주차장 입구에서 편백숲까지는 700m 정도의 거리이고요, 정상까지는 1.7km의 그리 많이 길지 않은 코스랍니다.
가는 곳곳마다 데크와 의자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고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누워 있을 수 있는 의자? 도 많이 설치되어 있어요. 길게 뻗은 편백 나무들 사이로 걸어 올라가며 맑은 공기도 많이 마시고, 피톤치드가 뿜뿜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정말 힐링 그 자체였어요.
저는 오랜만에 오는 산이라 산공기 자체가 너무 상쾌하게 느껴졌고요, 또 사랑하는 가족들과 오니 산에 오르는 내내 정말 즐거운 마음이었답니다. 물론 산을 싫어하는 저희 딸은 투덜거렸지만요. 그래도 잘 따라와 주었답니다.^^
제가 블로그를 쓰니 저희 딸이 자기도 산에 다녀온 소감을 쓰고 싶다고 해서 오늘은 특별히 딸의 글솜씨를 한번 뽐내 봐야겠어요.
저희 딸이 소개하는 천마산은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엄마를 따라 천마산에 갔는데요. 저는 산을 싫어해서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도 투덜투덜거렸어요. 주차를 하고 도착 후 산 입구에는 개구리와 꽃사슴이 있었어요. 멀리서 보니 귀여웠는데, 오래돼서 그런가 가까이 가서 보니 벌레들이 좀 붙어있었어요. 출발 지점에는 산에 대한 지도가 있었는데 너무 멀어 보여서 하,,,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올라가는데 어찌나 코가 찡하고 힘들던지 집에 가고 싶었어요...ㅜㅜ
저는 올라갈 때 제 수호신인 눈을 감자 과자와 함께 올라갔는데 눈을 감자가 아니었으면 저 집에 갔습니다ㅋㅋ
가는 것도 힘든데 자꾸 어머니께서 사진 찍자고 하셔서 찍기 싫었지만 찍었습니다. 제가 또 한 사진빨을 받아서ㅎㅎㅎ올라갈수록 힘들고 코가 숨 쉬는데 찡해서 힘들었어요.
산속의 풍경을 보고 엄마는 저에게 예쁘지?라고 했지만 저는 힘들어서 하나도 안 예쁘다고 했어요.
하지만 사실 마음 한구석에는 조금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백나무숲은 쉼터가 많아서 좋았어요. 어찌나 편하고 좋던지 자고 싶더라고요. 나무냄새도 향긋하고 앉아 쉬는 가족단위가 많았습니다. 가는 도중 미끄러운 길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저도 모르게 침팬지처럼 휘청거리며 가기도 하고, 넘어질뻔해서 덜덜 진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그럴 때마다 눈을 감자를 먹고 회복했어요.
음식 충전!!! 산에서 먹은 복숭아 아이스티도 너무 맛있었고요. 돼지의 본능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가다 보니 드디어 정상이었어요! 와 댄스파티! 도착하니 멀리 보이는 풍경도 예쁘고 사람들이 많았어요. 사진도 찍고 전망대의 망원경으로 보니 도시가 엄청 크게 보였습니다. 정상에서 엄마가 가져온 과자와 음료를 먹고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와 어떻게 타고 오는 걸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려가는 도중에도 저는 실성을 해 정신이 없었어요. 올라왔던 길이 아니라 길을 잘못 들어서 돌도 많고 위험해서 더더 급발진을 했어요. 그렇게 어느새 눈을 감자도 소멸되고 엄마손을 잡고 내려오다 보니 출발지점에 도착했어요. 출발할 때가 11시 28분이었는데 내려오니 1시 26분이었어요.
거의 2시간이 걸렸어요. 그래도 산에서 해방되니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저희 딸이 손수 적은 글이랍니다. 제가 어릴 때 힘든 산을 데리고 간 적이 있어서 그 후로 산을 싫어하게 되었어요. 제 탓이죠 뭐
그래도 힘들지 않은 산을 천천히 데리고 다니면서 봄에는 예쁜 꽃도 같이 보러 다니고 할까 싶어요.^^
산속의 편백나무 숲이 우거진 천마산에서 오늘도 우리 가족들 간의 추억을 하나 심어놓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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