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동네 산으로 야간 산행을 하러 자주 갔었던 여행 산타인데 올해 들어 한 번도 야간산행을 하러 간 적이 없군요.
저녁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줌바댄스를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줌바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저녁에는 도통 산을 가기가 힘들어졌어요. 오늘은 재작년 이맘때쯤 영남 알프스의 신불산 칼바위로 일몰 산행을 했던 산행 기록을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산에서 많은 일출과 일몰을 보았지만 정말이지 신불산 칼바위 위에서 보았던 일몰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감동 그 자체였던 칼바위 산행기, 지금부터 끄적여볼게요.
먼저 신불산은요,
높이 1159m의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상북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영남알프스의 9개의 산 가운데 가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토산입니다.
1983년 12월 간월산과 함께 울주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북동쪽 계곡의 홍류폭포가 유명하고 간월산과 영축산을 이어주는 형제봉입니다. 특히 남쪽의 영축산과 사이에 약 3km 구간의 평탄한 능선이 이어지면서 넓은 억새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여행 산타가 다녀온 코스로는 요,
영남알프스 복합 웰컴센터 - 홍류폭포 - 공룡능선 (칼바위) - 신불산 정상 - 간월재 - 임도길 (약 10km, 5~6시간 소요)
주차장은 복합 웰컴센터(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온천 5길 103-8)를 네비에 치고 오시면 됩니다.
주차장은 넓고 화장실도 깨끗하게 잘되어있어요. 복합 웰컴센터를 잠시 소개하자면 자연과 문화를 결합한 열린 공간의 장으로 알프스시네마, 번개맨 체험관, 국제 클라이밍장, 산악문화관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어 영남알프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수려한 자연경관뿐 아니라 볼거리와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곳입니다.
여름에는 근처 계곡에서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가 있답니다.
웰컴센터에 주차 후 가파르지 않은 돌계단을 천천히 밟으며 신불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일몰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오후 3시쯤 출발하였답니다. 낮 햇살이 제법 뜨거웠어요.
초입 부분에 거북이를 닮은 거북바위도 있으니 가는 길에 한 번 구경해 보세요^^
20분 정도 오르다 보면 홍류폭포가 나온답니다. 여기 폭포가 또 한 멋짐 한답니다.
시원하게 쏟아 내리는 폭포 앞에서 사진도 몇 장 찍은 후 파이팅해서 신불산 칼바위 쪽으로 올라갑니다.
중간중간 이정표에는 위험한 험로이기 때문에 노약자나 체력이 약한 분들은 임도 길로 우회하라고 여러 번 나오기도 해요.
이정표에 적힌 문구처럼 항상 자기 체력에 맞는 등산을 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홍류폭포를 지나 이제 본격적인 험로의 시작인데요, 계속 오르막입니다.
평탄한 길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거친 돌들이 많고 너덜 길의 연속입니다.
여러 번 우회 길이 있으니 돌아가라는 이정표가 나오지만 여행 산타는 일부러 험로를 즐기기 위해 왔으니 앞으로 직진합니다.
나는야 직진녀!! ㅋㅋㅋ
험로를 즐기고 좋아하지만 안전에는 항상 신경 쓰고 신중하게 다니는 저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면 칼바위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냅니다.
2시간 넘게 올라오다 보니 해가 벌써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어요.
칼바위를 넘어가야 신불산 정상으로 갈 수가 있습니다. 옆으로 우회 길이 있으니 건너가기 힘드신 분들은 돌아가시면 되고요, 정말 조심히 건너가셔야 합니다. 잘못 발을 헛디디면 그 길로 황천길일 거예요.
칼바위의 양쪽은 그냥 얄짤없는 낭떠러지입니다. ;;; 워낙 겁이 없는 여행 산타는 칼바위를 여러 번 타봤지만 별로 무섭지는 않았어요. 바위의 표면이 거칠다 보니 잘 미끄러지지도 않고 틈새가 많아 밟으며 걸어가면 떨어질 거 같지는 않은 길이더라고요, 하지만 방심은 금물!! 사고는 한순간이니 항상 잘 보고 사고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칼바위에서 넘어가는 해를 보니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여러 번 지는 해와 함께 인생샷을 남겼답니다.
해가 넘어가니 금방 어두워지더군요, 이왕 왔으니 정상은 또 안 갈 수 없죠!!!
발걸음을 재촉하여 신불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다지고 깜깜했어요.
항상 이른 오전이나 낮에 왔었는데 이렇게 해지는 석양을 보며 영남알프스에 있다는 자체가 너무 느낌이 신비로웠어요.
천 고지가 넘는 영남알프스의 야간산행이라니... 너무 감격스럽고 좋더라고요.^^
지대가 높은 산이라 밤이 되니 찬바람에 정상은 조금 춥더라고요,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따뜻한 음료 한잔 마시며 몸을 녹인 후 이제 하산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산은 임도 길로 내려왔습니다. 깜깜해서 왔던 길로 다시 갔다간 집이 아닌 하늘나라로 하산을 할 수도 있을 거 같았어요.ㅋ
내려오는 길에 경유한 간월재는 깜깜해서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도시의 야경뷰는 정말 신기했어요. 영남알프스에서 보는 야경이라니 와우!!! 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구나 하는 뭉클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내려오는 길이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그래도 험한 길이 아닌 임도 길이라 편하게 내려왔답니다.
일출도 좋지만 일몰 산행은 저에게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산행이었어요,
밤이기도 하고 워낙 큰 산이다 보니 여유가 없고 시간 자체가 좀 길었던 산행이라 집에 와서 바로 뻗었다는...^^;;;
하지만 제 기억에는 아주 오래오래 남아있을 듯합니다.^^
신불산 칼바위의 일몰 산행은 정말 뜻깊고 신나는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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